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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 탈핵으로 갈 것인가? (2014.9.25)2017-11-15 16: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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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탈핵으로 갈 것인가?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경주 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
 
 후쿠시마 핵사고는 일본의 국운을 꺾어놓았다. 국토의 약 70%가 방사성 세슘에 오염되었음이 일본학자의 논문(PNAS)에서 확인이 되었고, 북태평양의 오염으로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국토의 70%가 세슘으로 오염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300년 간 일본인 밥상의 70%가 방사능 물질로 오염됨을 의미한다. 그곳에서 건강한 후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이 사고로 인하여 핵사고가 한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을 할 정도의 큰 사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오염지도
(PNAS∣December 6, 2011∣vol. 108∣no. 49)


  해상 오염지도(google)


 문제는 우리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여 이러한 사고가 또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데 있다. 현재까지 심각한 사고를 일으킨 핵발전소는 총 6개이다. 핵사고를 일으킨 미국, 소련, 일본은 모두 원자력 선진국, 많은 원전보유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핵사고를 일으킨 순서가 곧 원전 개수 순서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에서 원전을 보유한 나라는 총 31개이다. 이중에서 원전개수 많은 나라에서만, 그것도 개수 많은 순서대로 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핵사고가 “확률대로” 일어났으며, 그 확률은 원전개수에 비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에 이어서 세계 5위의 원전보유국이다. 만일 앞으로도 핵사고가 더 발생한다면 가장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나라는 프랑스와 한국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후쿠시마의 경고가 이러함에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원전의 개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수명다한 원전들은 수명연장으로 폐쇄를 막고, 울산과 울진, 그리고 삼척과 영덕 등에 더 많은 원전을 지을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한국은 앞으로 20년 후 러시아보다 더 많은 원전을 보유하게 된다. 이때는 아마 원전 개수로 3-4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개수 3위는 핵사고 확률 3위를 의미한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하였다. 갖고 있는 원전 모두를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만 역시 거의 탈핵으로 향하는 결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나라들이 탈핵으로 향하는데는 지난 25년간의 경험이 자신감을 갖게 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지난 25년간 세계의 원전 개수는 전혀 증가하지 않고 약 450개를 유지하였다. 이것은 선진국들이 원전을 새로 짓지 않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럽은 거의 원전을 짓지 않고 폐쇄만 꾸준히 해왔다. 25년간 약 50개의 원전을 줄인 것이다. 미국 역시 지난 30년간 신규원전을 짓지 않았다.


  

 선진국들의 빈자리를 이른바 아시아의 개도국들이 채워왔는데, 바로 한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나라들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선진국들이 폐쇄하는 원전개수는 아시아의 개도국이 건설하는 원전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앞으로 20년 후에는 세계 원전 개수가 450개에서 300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자력은 세계적으로 보면 사양산업이다. 아니, 그동안도 사양산업이었었다. 우리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신규원전 없을 때 세계 핵발전소 가동 개수 예측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3, Mycle Schneider Consulting)

 사양산업인 원자력을 대신하는 다른 에너지는 무엇일까? 선진국들이 그 답을 내놓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이른바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해왔고, 그 결과 2012년 현재 세계 전기의 약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해 원자력발전은 세계전기의 11%를 생산하였다. 이미 원자력의 2배의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가능에너지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5년 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에 원자력발전은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니 앞으로 5년 내로 10%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의 발전현황(년도별 신설된 발전시설)
(Greenpeace ,2012)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태도는 세계적 추세와는 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2년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꼴찌 수준인 것이다. 같은해에 원자력은 약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였고, 이 비중은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원자력을 열심히 추구하면서도 대 유행을 일으키고있는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는 꼴찌를 못 면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사실 국제적으로 보면 너무나 특이한 경우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와 우리 국민은 모두 “재생가능 에너지는 안된다, 우리는 원자력을 해야한다”라고 굳게 믿고있으니 외국에서 살펴보면 어처구니 없을 것이다.


 

                 각국의 재생가능 비중(renewables 2012 global status report)


 세계는 지금 탈원전과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이라는 대 유행을 겪고 있다. 에너지의 대전환의 시대라고 불리울 정도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이러한 대 유행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왜 선진국들이 앞을 다투어서 탈원전과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는지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니, 적어도 정부는 세계 에너지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해야한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변화는 이미 20년 전에 시작되었다. 아직도 그러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나라는 아마 지구상에서 한국 뿐 아닐까 한다.

탈핵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다. 이미 늦었지만 우리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현실에 눈을 떠야한다. 핵산업계의 이데올로기에 붙들려 있을 시간은 이미 지났다.

김익중, 한국탈핵, 한티재, 2013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경주 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
 
                       
 김익중 교수는 동국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9년 주 방폐장 공사 중지 운동을 시작하였고,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탈핵운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인권의학연구소 후원회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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