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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우리에게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2012.7.30)2017-11-14 15: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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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에게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유 인 태(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대표의원)


  작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원전밀도가 세계 1위인데다가, 월성원전, 고리원전, 신고리원전은 활성화된 단층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원전폭발이라는 대참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2월 고리 원전 1호기가 무려 12분 동안 완전정전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한수원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부산시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안전대책 없이 재가동돼서는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곧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5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오고 있고, 일본 동부지역에서는 백혈병을 일으키는 방사성 스트론튬 검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포항 이남지역 토양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고 일본산 수산물에서 세슘 검출빈도가 늘어나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한지 1년도 더 지난 올해 4월부터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성 세슘관리기준을 강화하였습니다. 국민의 방사능 불안감을 도외시한 전형적인 ‘뒷북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전사고 발생시 주민을 대피시키고 방호약품 등을 지급하고 또 방사선에 노출된 음식섭취를 금지하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의 경우 우리나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기준인 30Km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8~10Km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더군다나 원전이 특정지역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규모는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영 뒷전인 것 같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독일, 벨기에, 스위스 등 세계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원전폐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2024년까지 14기의 원전을 더 지어 원전을‘제1발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6개월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원전확대를 역설하는 시대역행적인 연설로 우리 국민들 낯을 부끄럽게 한 사이, 아랍에미레이트는 4대강 사업 예산과 비슷한 25조 4천억을 들여,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제로도시’ 마스다르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핵산업에 우호적인 물리학자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사고 후 가장 먼저 탈핵을 선언하면서 “후쿠시마가 내 생각을 바꿨다. 우리에게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참 부러운 대목입니다.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해 국회의원 모임이 만들어졌고, 뜻을 같이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모임과 교수모임도 생겼습니다. 시민단체 역시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제 말 안 듣는 정부를 변화시키기 위해 함께 할 동지들이 많이 생겨 든든합니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우리의 후손에게 깨끗한 땅과 공기를 물려줄 권리를 누리는 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19대 국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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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유 인 태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대표의원)
 
 - 1948년생
 - 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
 -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 17대 국회 후반기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 19대 국회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대표의원
 - 3선의원(14,17,1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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