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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권용진_한국형 재난구호활동을 진단하는 권용진 메디피스 이사 (2011.1.10)2017-09-14 14:40:46
카테고리인권의학실천가(단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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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형 재난구호활동을 진단하는 권용진 메디피스 이사
 
의료인들의 의료지원활동은 평화의 교량 (bridge for peace) 이 될 수 있었다. 1980년대 . 당시 내전 중이었던 엘살바도르에서 어린이들의 예방접종을 위해 “평화의 날”을 정했고, 이 기간 중 정부군과 게릴라군 사이의 총격이 무력분쟁이 일절 중단되었던 사례가 그것이다. 건강에 대한 공동 관심은 분쟁 당사자들의 정치, 경제, 사회, 인종적 갈등을 극복하고 협상과 대화의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지구촌 주치의"를 자처하는 "메디피스(Medipeace)"는 보건의료 NGO로 이러한 경험적 가치를 실천하는 단체이다. medipeace라는 명칭에서 짐작되는 것처럼 의료 활동을 통해 지구촌 평화에 기여하고자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 베트남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아이티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지구촌 곳곳의 재난 현장에서는 늘 세계 각국의 의료진이 구호활동으로 붐빈다. 많은 한국 의료진도 이들을 돕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구호활동 현장의 소식은 들려도 활동에 대한 평가 소식은 좀처럼 들을 수 없다. 과연 구호현장에서 적절한 의료활동을 하고 오는 것일까? 이제는 어떤 활동을 어떻게 했느냐에 중점을 두고 평가할 시기인 것 같다. 메디피스의 이사인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는 “의료지원의 방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가지않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며 ‘자기 만족식’ 의료지원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형 긴급구호활동, 무엇이 문제인가
 
서구선진국이나 일본의 의료지원활동가들은 유엔이나 국제적십자연맹에서 ‘긴급구호 대응 체계(ERU)’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병원이나 종교단체에서 파견하는 100여명이 넘는 수많은 의료인들은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또한 활동기간도 현지에서 기껏해야 3일이나 5일이라는 것이다. 서구선진국들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년 이상 머문다. 한국의 의료진들처럼 1주일 정도 있는 데는 거의 없다.
 

"반다아체에 다녀오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은 우리나라 식의 재난구호 활동이 사실상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그 지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주일, 2주일동안 현장에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차원에선 굉장히 선한 일이나이긴 한데, 저희가 돌아오면 도로 예전의 환경으로 돌아가거든요."
 
재난 구호는 기본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만 해야 한다. 대부분의 의료지원단이 재난사건을 듣고 준비하고 현장에 도착하면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생명이 위독한 사람들은 아니고 대부분 일상적인 치료를 해줘야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지원의 내용도 무너진 지역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스템을 정상화 시키며 그 지역의 의사들을 복귀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지원내용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지원단은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활동하고 온다고 한다. 권 교수가 아이티에 갔을 때의 경험을 한 예로 든다.
 
"국제 적십자연맹캠프에 있다가 나왔는데 마지막 날 연맹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왜 한국 팀은 한 달 동안 4팀이 왔다가 가냐? 일주일씩 4팀이 왔다 가면 비행기 값만 얼마냐고요. 다른 나라 팀들은 보통 6개월, 1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저희가 한 달 있었던 것이 굉장히 오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항공료만 해도 억대가 넘어가는 돈을 쓰면서 비효율적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전반적으로 교육훈련이 된 활동가들이 정말 필요한 곳에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자기만족적인 긴급구호활동은 안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험은 메디피스의 긴급구호활동의 방향을 바뀌게 된다. 긴급구호활동에서 교육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즉 긴급구호 활동가를 우선 잘 교육하고 활동의 내용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만 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10년 가을학기에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함께 긴급구호 전문가 과정을 존스홉킨스의 교수들을 초빙해 개최하였다. 종합병원과 종교단체에서 제각기 활동하고 잇는 긴급구호 활동이 역할의 분담이나 연대를 통해 같이 준비하고 같이 교육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메디피스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보건의료 활동을 하는 NGO들의 공동회의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착한 의료인 착한 봉사자들은 많이 있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 지역민들을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지원하기 위해서 좀 더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같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지원활동의 원칙들-파리선언
 
메디피스는 중국 동북3성에 지난 몇 년간 의료 지원 사업을 했으나 진료활동을 하지않았다. 진료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그 지역의 의료적인 한계를 극복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약은 그 당시에 효과가 좋을지는 모르지만 지역의 환자들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한다. 일주일이나 한 달 먹으면 없어지는 약이어서 해외의료진이 떠나고 나면 그 약을 다른 나라에서 비싸게 사와야 될지도 모른다. 또 자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2005년의 파리선언은 "그 지역 시스템을 이용해서 활동하라"는 원칙을 보건의료부문에 제시했다.
 
"파리선언은 크게 5가지로 구성되어있는데 어젠다도 그 나라가 세팅하게 해라. 그 나라에서 그 나라 시스템을 이용해서 해라. 돕고자하는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해라. 책임은 공동으로 져라. 이런 내용들을 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원칙을 지켜가면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내용에 맞게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해외구호활동의 원칙은 국내와 동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긴급구호 현장이든 해외의료 현장이 선진국들의 실습장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의 진료와 최상의 서비스를 국내 수준과 동일하게 제공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의대생들이 상처봉합을 하거나 환자동의 없이 진료현장을 찍어오는 것들이 지양해야할 대표적인 예이다.

 
"많은 의료진들이 해외 활동을 가면 아무생각 없이 기록사진을 다 찍습니다. 의료진 활동에 대한 사진을 찍는 건 상관없는데 의료진 사진에 환자들이 다 나오거든요. 환자 동의 없이 그렇게 찍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가 있고 반드시 고쳐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것이 다른 사람의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고, 큰 틀 에서는 명백하게 인권침해거든요. 그런 부분이 교육되어 있지 않은 거죠.
 
 
한반도평화를 위한 의료영역에서의 노력
 
메디피스는 동북아평화연대의 활동 지역이었던 러시아나 동북3성 모두, 우리의 역사적 배경과 연관이 있는 지역들에서 보건의료활동을 하고 있다. 한반도평화를 위한 의료영역에서의 노력이라고 한다.
 

"
남북문제의 갈등이 있는 곳에 가면 향후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 정착에 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동북3성과 러시아의 고려인 난민사업을 계속 했던 겁니다. 남북문제가 해소된다고 해도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이 계속 있기 때문에 북한의 접경지대인 중국 동북3성과 러시아 접경지역을 평화지대로 만들어 의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희가 동북아 사업을 시작했던 이유이고요. 지금은 메디피스로 바꾸면서 영역을 넓혀 가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평화 정착에 의료가 역할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의료는 인간의 basic need에서 비롯되고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좋은 도구라는 경험적 가치는 대단히 큰 것이다. 의료는 전문적인 기술인 동시에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데 무엇보다도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메디피스가 의료를 도구로 하여 한반도 평화 정착과 화해 즉 peacebuilding에 기여할 것을 마음 기울여 바란다.
 
 
정리: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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