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작년 상, 하반기에 걸쳐 2회 실시되었습니다. 상반기 집단프로그램은 1970~ 1980년대 발생한 조작간첩사건, 시국사건에 연루되어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고 그 결과 사형 또는 고문 치사로 부친을 잃었던 자녀들을 대상으로 5월~8월까지 총6회기 집단상담과 1박2일 워크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상반기 집단치유 프로그램은 소그룹 단위로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 이완요법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국가폭력으로 부친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연좌제의 피해와 함께 가족관계와 대인관계의 어려움, 사회적 배제 경험, 신체적 정신적 고통 등을 이야기하고 현재의 건강과 일상을 지지할 수 있는 치유적 상담을 같이 나누었습니다. 6회기를 모두 마친 후 1박2일 워크숍을 수녀원 안에서 개최하였습니다. 워크숍은 영화감상, 자기변형게임, 강의, 토크, 음악, 사진 치유 등 다양한 문화치유 프로그램으로 엮었습니다.

하반기 집단치유 프로그램은 9월~11월에 조작간첩사건 피해자, 노동운동가, 피해자 가족 등 12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12회기의 문화치유와 워크숍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하반기 집단프로그램은 ‘판소리’라는 문화적 장르를 치유 코드로 장착하여 임진택 명창의 지도하에 사철가, 농부가, 부용산 등 판소리 강습을 하였습니다.

 내면적 상처와 사회적 배제를 경험해온 피해자들은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잊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숨죽여 읊조리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힘껏 내지르는 목청 소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당당한 선언처럼 들렸습니다. 자신의 소리에 더해 동료들이 함께 던져주는 “얼쑤”, “잘한다” 힘찬 추임새 소리는 그토록 간구했던 지지와 공감, 격려의 응원 박수였습니다. 어떤 말 한마디보다 같이 소리쳐 부르는 판소리 한 대목이 깊은 울림이 되었고 소리를 내지르면서 가슴에 맺힌 매듭(한)이 풀리는 것과 같은 효과는 진행자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하반기 워크숍은 일본 재일한국인양심수동우회의 초청을 받아 오사카에서 열린 “11.22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사건 40년 시민집회”와 함께 진행(11.20~11.23)되었습니다.

‘길음판소리단’ 일원으로 이 행사에서 판소리 공연을 한 참석자는 “귀화하지 않은 재일동포들의 어려운 삶을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리허설 할 때부터 공연할 때까지 눈물이 계속 나왔다. 내가 고문을 무척당해서 죽는 줄 알았는데 죽지 않고 살아서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권피해자 치유프로그램은 집단상담 외 개인 상담치유가 병행되었습니다. 용산사건 피해자 가운데 심각한 신체적 후유증을 가진 분들을 서울시립 동부병원의 협조를 얻어 진료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상담이 요구되는 분들도 따로이 정신과 전문의와 전문 심리상담사의 상담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상,하반기 통틀어 개인상담은 7명 65회기, 정신과진료는 5명 36회, 일반병원진료는 9명 16회, 한방치료는 5명 99회기가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