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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권도서 리뷰] 따뜻한 의학을 향하여 2018-02-01 13:37:07
카테고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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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의학을 향하여

  의학을 떠올리면 프로메테우스가 선물한 ‘불’이 떠오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선물한 불을 통해 인간은 온기를 지킬 수 있게 되었고 또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학으로 말미암아 인류는 질병의 고통을 잠재울 수 있게 되었고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학은 인류가 지켜온 선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읽으며 교훈을 얻습니다. 제우스는 인간에게서 불을 다시 회수해 오지 못하는 대신, 재앙을 통해 인간 문명의 발전을 늦추게 됩니다. 따라서 인간은 불이라는 선물을 결코 기분 좋게만 받을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선물은 동시에 재앙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의학을 프로메테우스의 불로 비유할 수 있다면 저는 불을 재앙이 되지 않도록 일종의 사용법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의학을 어떻게 선물로서 지켜낼 수 있을지 그 답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의료, 인권을 만나다》를 읽으며 ‘인권’이 그 질문의 답이 되어 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권의학’이라는 단어가 책 전반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의학’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생리학과 통계 지식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대 의학의 모습을 떠올렸다면, 인권이라는 단어에서는 정적인 움직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의학이 본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꾸준히 자문하게 되었고 그 답변에서 ‘인권’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권이 말 그대로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면, 의학이야말로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더블베이스가 음악을 떠받쳐주지 않으면 화려한 교향악이 무너지는 것처럼 인권은 의학의 본질을 견고하게 지켜내고 있는 핵심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의학이 인권을 수호해야하고 또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더 나아가 의학의 맥락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인권을 해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신체의 건강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는 주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가 그러한 합의를 ‘건강권’이라는 단어로 짚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강권이라는 말로 사회를 톺아보았고 저는 사회의 사각지대를 살폈습니다.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더 아프다는 명제를 통해 건강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그들의 이중고를 목도했고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은 의학이 할 수 있는 일을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의학이 편견에 질병을 키우는 환자, 차별의 공포에 불법 시술을 찾는 성소수자, 그리고 해고의 불안에 목숨을 거래한 노동자들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학이 사회를 치료할 수 있다면, 인권이라는 단어가 그 아픔을 타진하는 청진기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책의 말미에 저는 프로메테우스가 선물한 불이 조금 특별한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의 온기가 사방을 퍼져나가듯 의학 역시 모두가 함께 나누고 누리기 위한 선물이라는데 생각이 머물렀습니다. 그렇게 의학이 인간 모두를 향하고 있다면, 인권이라는 말이 의학과 참으로 닮아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책을 덮으며 ‘인권의학’이라는 말을 다시금 곱씹어 보았습니다. 얼마나 ‘인권’과 ‘의학’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던지요.
 
인권의학연구소 자원활동가 방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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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권의학연구소 장학생 모집](사)인권의학연구소는 2024년 제3회 인권의학연구소 장학생을 모집합니다. 인권의학연구소 장학사업은 연구소 후원회원이자 『열세 살 여공의 삶』의 저자인 신순애 선생의 기부로 마련되었습니다.신순애 기부자의 지향에 따라 국가폭력 피해자와 가족들의 교육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고자 합니다. 본 장학사업을 통해 국가폭력 피해 생존자는 물론 그 2, 3세대가 민주화를 위한 국가폭력 피해자의 저항과 희생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자세항 사항은 아래 포스터와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imhr.or.kr/index.php/notice/?board_name=notice&mode=view&board_action=modify&board_pid=79&search_...문의사항은 인권의학연구소 사무국으로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 : imhrc@naver.com- 전 화 : 02-711-7588#인권의학연구소, #장학사업,#2023년장학생모집,#장학생모집, #국가폭력,#교육,#장학생, #장학생선발 ... See MoreSee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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