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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재심동행] 김장호 선생 재심 무죄 선고 (2017.9.28)2017-10-31 10: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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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심동행] 김장호 선생 재심 무죄 선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21일 김장호 선생(76)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인한 자백은 증거능력이 없다면서 김장호 선생에게 간첩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김장호 선생은 1941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출생하여 해방되던 해 귀국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초등학교 밖에 졸업 못한 선생은 195817살의 나이에 생계 등을 위해 혈혈단신으로 일본에 밀항했다. 선생은 일본에 불법 외국인 노동자 즉 유령인구로서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 수 없어서 은행거래도 못하고, 운전면허도 취득하지 못해 주로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였다. 선생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고, 30세가 넘어서자 건설현장에서도 세대교체가 일어나 더 이상 일할 수가 없었다. 일본에서의 생존이 힘든 상황에서 1972년 재일동포의 꼬임에 빠져 북한에 방문하게 되었다. 당시 선생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아 반공법도 몰랐고, 일본에 밀입국 한 경험도 있어 북에 가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통제된 북에서의 생활은 감옥과 같았다. 선생은 일본에 돌아온 후 간첩 행위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과의 모든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 이후 온갖 노력 끝에 42세인 1982년 실내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고 한국인 부인과 결혼도 하였다.
 


 


 그러나 김장호 선생은 19821210일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안기부에 불법 연행되었다. 안기부에 들어가자마자 구타가 시작되었고, 51일 동안 무릎에 각목 끼워 앉히기, 연필 손가락 끼우기, 침대목침으로 발바닥 때리기, 관절 때리기, 잠 안재우기 등 온갖 고문을 당하였다. 특히 선생은 42세의 나이에 새파란 젊은이가 낮에는 뺨을 때리고 온갖 고문을 하면서 모욕을 줄 때, 밤에는 수사관들이 술판을 벌리고 노래를 부르다가 술을 못하는 선생에게 골뱅이 하나를 주면서 노래를 시킬 때의 모멸감으로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안기부 수사관들은 며칠씩 잠을 안 재우고 자신들이 꾸민 대로 조서를 쓰게 했다. 잠을 못자 정신이 몽롱한 과정에서도 선생이 이의제기를 하면 구타는 다시 시작됐다.
   



 

 김장호 선생의 재판정에는 단 한명의 방청객도 없었다. 어머니는 60년대 초에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형들도 연락이 끊겼다. 안기부 수사관들은 조작된 각본대로 시키는 데로 하면 내보내 줄 거라고 했지만 선생은 사형을 선고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선생은 감옥에 들어가자마자 고문후유증과 절망으로 모든 이가 다 빠졌다. 선생은 언제나 외톨이였다. 일본에서는 밀항을 했으니 일본인도 재일동포가 아니라는 시선, 감옥에서는 북한에 다녀왔으니 진짜 간첩이라는 시선이 항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얼굴도 모르는 일본인 이웃들이 선생에게 영치금을 넣어주고, 책과 옷을 보내주었다.
   


 

 

 김장호 선생은 16년 복역을 하고 19988월 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 출소하자마자 부인을 찾아갔으나 이혼을 당하였고, 지금까지 평택에서 혼자 생활하였다.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 신청도 못했던 선생은 광주교도소에 같이 복역했던 간첩조작피해자 선생들의 권유로 재심을 어렵게 결정하였고, 오랜 재심 노력 끝에 선생은 지난 921일 김포공항에서 불법 연행된 지 34년 만에 간첩이란 낙인에서 벗어나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이날 많은 국내의 간첩조작피해자, 재일동포양심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옥에 있을 때 김장호 선생을 후원했던 일본인들인 재일양심수후원회, 인권활동가들이 선생의 무죄를 축하해주었다. 선생의 변론을 맡은 조영선 변호사는 축하 플랭카드 대신에 집적 A4 용지에 매직으로 간첩조작 김장호 무죄, 상고포기 검찰을 써왔다. 플랭카드 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와 인상을 전달하였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과거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 이후 나종인 선생에 대한 상고를 포기했다. 김장호 선생에 대해서도 상고포기가 예상된다.
 

  
 이날 간첩조작피해자 선생들은 무죄축하 점심식사 자리에서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고문에 의한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이에 대한 국가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강조하고, 국가폭력피해자들이 다시금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사회에서 인권과 정의가 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오는 1026일 오전 1130분 서울고등법원 505호에서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장의균 선생의 재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장의균 선생은 일본 유학 중 19876월 민주화 항쟁시기에 국내 민주화 운동을 도와주다가 보안사의 고문과 가혹행위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되었다. 1026일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마감한 날이다. 오는 1026일에는 장의균 선생이 무죄 선고를 받고 30년만의 간첩이라는 멍에를 벗는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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