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2017년 트라우마 치유 강좌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는 지난 11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11월 29일 제외) 매주 수요일 7시 서울 NPO지원센터에서 '2017년 트라우마 치유 강좌'(총 6강)를 진행했다.

  그동안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는 운영위원인 의사, 심리상담사, 변호사, 활동가들과 함께 '트라우마 치유 세미나'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특히 올해에는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를 주제로 내부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작년부터 시작한 ‘트라우마 강좌’는 그동안 내부 세미나의 논의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

  이번 ‘2017년 트라우마 치유 강좌’는 크게 2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먼저, 일반적으로 그동안 다루었던 ‘개인 트라우마와 치유’, 다음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에서 논의가 시작된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를 이번 강좌에서 다루었다. 이번 강좌에는 트라우마 치유 현장에서 활동하는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뿐만 아니라 의사와 변호사, 트라우마와 그 치유에 관심이 있는 시민 등이 35명이 참석했다.

   ‘개인 트라우마와 치유’는 4강에 걸쳐 현재 인권의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손창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담당했다. 손창호 소장은 인권의학연구소에서 7년째 국가폭력 피해자 치유지원 활동을 해왔다. 손창호 소장은 트라우마 피해자 치유작업 초기에 다루어야 할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강의했다. 특히 트라우마 치유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치유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를 중심으로 강의했다.

   1강에서는 ‘트라우마 피해자의 첫 만남에서 해야 할 것’에 대해 다루었다. 트라우마 피해자와의 면담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문제를 해결보다는 문제를 알려고 해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 질문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나’ 질문을 스스로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트라우마 피해자는 이미 생존에 성공한 사람이고, 피해자 내부의 치유력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트라우마 피해자의 첫 만남에서는 문제파악과 진단을 하고, 안전 확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신뢰를 구축하고 난 뒤 생존자 스스로의 치유를 도울 수 있는 치료계획 수립해야 한다.

   2강에서는 ‘나의 증상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이해하기’에 대해 다루었다. 기억의 특성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들인 감정과 충돌조절의 극심한 변화, 주의 또는 의식의 변화, 자기 지각의 변화. 대인관계의 변화, 의미체계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3강에서는 ‘트라우마가 뇌신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에 대해 다루었다. 뇌의 기능, 뇌신경과 트라우마의 관계, 트라우마의 유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트라우마와 관련하여 실제 상담 장면과 실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4강에서는 ‘트라우마 치유과정 이해하기’에 대해 다루었다. 트라우마 피해자가 치유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자는 치료과정을 원활하게 하는 진행자이고, 피해자가 치료의 주도자이므로, 피해자의 치유과정 이해정도가 치료의 정도를 결정한다. 그리고 트라우마 치료의 난점, 치유의 단계, 여러 가지 트라우마 치료법을 알아보고, 인간의 뇌는 사회적인 뇌로서 인간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타적인 것이 치료적이라며 사회와의 연결을 강조하였다.

   5강과 6강의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를 다루었다. 5강은 ‘한국사회의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루었다. 5강을 맡은 김상숙 사회학 박사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조사관을 역임했고, 현재 인권의학연구소 연구조사팀장을 맡고 있다.

   5강에서는 사회적 트라우마의 개념, 한국사회의 트라우마, 과거청산과 사회적 치유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의 현대사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상숙 박사는 한국사회가 한국전쟁과 독재정권을 겪으며 민간인학살과 고문 같은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 방법에 대해 심리학적 접근의 개인적 치유도 중요하지만 인권과 사회정의를 기반으로 과거청산, 제도적 개선과 문화 및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6강은 ‘사회적 트라우마를 넘어 회복으로 가는 길’를 주제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사회적 트라우마와 치유’를 다루었다. 6강은 맡은 안현의 심리학 교수는 한국심리학회 재난심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인권의학연구소 교육팀장을 맡고 있다.

   6강에서는 개인 트라우마와 사회적 트라우마의 개념과 차이점을 소개하고, 인권은 사회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닌 심리생물학적 욕구·동기로서 설명하며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트라우마를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장애로 발생했기 때문에 트라우마 치유는 사회정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 인식, 사법적 정의 실현, 전 생애를 거친 인권교육, 사회적 공감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17 트라우마 치유강좌’ 참여자들은 이론뿐만 아니라 치유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루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특히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는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에 대한 강의가 유익했다고 평가했다.’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를 인권과 사회정의 관점에서 다룬 것이 감명 깊었고, 다음에는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 강좌를 더욱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 내년에도 ‘트라우마 치유 강좌’를 열고 트라우마와 그 치유를 더욱 다양하고 깊게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사회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 논의를 더욱 활발히 하고 강좌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