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의과대학생 인턴십 교육을 마치며 

  (사)인권의학연구소는 교육사업으로 2018년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공식화한 것은 (사)안권의학연구소가 2017년 고려대학교 의료인문학 융합과정 학생들에게 ”의료와 인권“ 과목으로 한 학기 강의를 진행한 후, 고려대학 문과대학과 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되었다. 

   MOU 협약에 의하면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 4주 동안 인권의학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인권 의학에 대한 학문적 탐색과 현장 실습을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인권의학연구소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뿐 아니라 기타 의과대학 학생들에게도 개방되었으며 상, 하반기에 년 2회 진행해왔는데, 2020년도 하반기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일시 중단되었다.

2021년도 상반기 인턴십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은 이화의대 의학과 졸업반 학생이었다. 2021년 5월, 약 3주간 인권의학연구소와 외부 현장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인턴십 기간 중 인턴 학생에게 취약계층 건강권 및 의료현장에서의 환자 인권 이슈 강의와 현장 실습을 통해 인권 의학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과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표1. 2021년 상반기 인턴십 일정표>

 지난 5월 21일에는 3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회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번 인턴십 참여자 이*진 학생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평소 친구들로부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그래서 무언가 불편하거나 불의한 일들을 마주했을 때, 총대를 메고 이야기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2> 인턴십을 마무리하면서 인턴 학생이 이화영소장, 박민중 팀장과 함께 평가회 및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5.21)

Q. 의대 인턴십 과정으로 인권의학연구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턴) 여러 가지 복합적이었어요. 제가 올해 병원에서 실습을 직접 하면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이 인턴십이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병원 혹은 학교의 테두리를 넘어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보고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책을 읽다가 인권의학연구소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바로 인터넷을 통해 이 연구소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찾아보았고, 연구소가 하는 일들을 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화영 소장님께 바로 연락을 했어요.

Q. 인권의학연구소 인턴십에서 어떤 부분을 기대하였나요?


(인턴) 제가 소장님이 보내주신 일정표를 받고 ‘와 이건 정말 대박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제가 근현대사를 좋아하는데요, 일정표를 보고 실제로 당시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컸어요.

Q. 인턴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경험은 어떤 게 있었나요?


(인턴) 먼저, 유동우 선생님과 남영동 민주인권기념센터에 간 것과 이동석 선생님과 서대문 형무소 방문이 있고요. 그리고 살림의원에서 왕진을 가서 중증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진료는 어떻게 하는지를 경험했던 게 두 번째로 기억에 남아요.

<사진-3> 유동우 선생과 남영동 민주인권기념센터에서(왼쪽), 이동석 선생과의 서대문형무소에서(오른쪽) 현장 강의에 참여하다

Q. 왜 그 두 가지 경험과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나요?


(인턴) 그 이유는 간단해요. 제가 항상 궁금해하던 현장이니까요. 특히, 유동우 선생님과 이동석 선생님이 안내해주셔서 방문했던 두 장소가 정말 기억에 남는데요. 그 이유는 저는 원래 어른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었어요. 이 사회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그 두 분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사회의 안전 장치가 되었던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어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조금 바꾸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분들과 제가 그렇게 즐겁게 대화할 수 있을지 몰랐어요. 근데 그분들의 말씀과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즐거웠어요.

Q. 이번 인권의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이 향후 학생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인턴) 우선 이번 시간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른이 있다는 것을 알았잖아요? 이게 저에게는 큰 소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 통해 앞으로 사회에서 사람을 만나는데 덜 주저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의대를 다니고 있었지만, 의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번 인턴십을 통해 의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의사는 대학병원 내의 의사였어요. 근데 이번 인턴십을 통해 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살고 있는 의사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향후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이 직업을 가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진-4>  인턴십 기간 중 녹색병원에서 진행되었던 국가폭력 피해생존자 신경과 검진 의료지원에 함께 참여하다. (0518)

인턴참여자 이*진 학생은 5월 3일부터 3주 동안 진행된 인권의학연구소 인턴십 과정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의학을 전공하면서도 다양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이미 잘 놓여있는 길을 선택하기보다 스스로 의미 있는 길을 찾으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권의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을 통해 알게된 식견들과 현장에서의 경험들이 이*진 학생이 향후 공감하는 의사, 배려깊은 어른으로 다가가는 길에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