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고문 피해자들이 부르는 노래…“다시 일어나선 안 되는 일 아닙니까?”

- 출처: 경향신문

- 게재일: 22. 07. 02.

지난 6월 27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고문피해자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열일곱살의 어린 나이에 홀로 일본으로 건너간 김장호(81)씨. 일본에서 일하며 명절이 되면 빈집에 홀로 있으면서 사량도의 풍경이 떠올랐다. 어릴 적 맘껏 뛰놀던 뒷동산이 그리웠다. 그리고 ‘고향초’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자신을 생존자들 중 “막둥이”라고 표현하는 구명우씨(65). 20대 때 일을 구하러 일본에 몇 달 다녀왔던 게 그를 ‘막둥이’로 만들었다. 1986년 보안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 붙잡혔다. 일본에서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국가기밀을 탐지하려 했다는 혐의였다. 5년3개월 간 옥살이를 했다.

이들과 같은 고문피해자들이 국회에 모여 “고문피해자를 지원하라!”, “고문가해자를 처벌하라!”라는 외침과 함께 그들의 삶이 서린 노래들을 불렀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인생의 아픔이 노래 가사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또 다른 고문피해자인 김양기 씨(72)는 이렇게 말했다.

“절망 속에서 인생을 살다가 극복하고 자식을 키우고 손주를 보니 감회가 정말 남달라요. 나에게 있어서는 꽃 같은 아이들이죠. 보물보다 소중하고.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는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선 안 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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